[에세이 #1] ATDT와 ATDP 사이: 신호를 잃어버린 시대의 설계자들에게
1989년의 밤을 깨우던 소리는 "삐-이-익" 하는 모뎀의 비명이었습니다.당시 제가 다니던 대학의 전화 라인은 너무나 노후화되어 있었습니다. 요즘 친구들은 상상도 못 하겠지만, 디지털 신호인 ATDT(Tone) 를 보내면 교환기가 알아듣지를 못했죠. 결국 제가 선택한 건 ATDP(Pulse) 였습니 다. 전화 다이얼을 손가락으로 돌리듯 "똑, 똑, 똑" 소리를 내며 기계식 교환기를 달래야 겨우 세상과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. "기계가 알아듣지 못하면, 기계의 수준에 맞춰 내 신호를 쪼갠다." 이것이 제가 89년에 배운 첫 번째 시스템 엔지니어링의 본질이었습니다. 30년이 지난 지금, 저는 집 에서 최신 AI 에이전트를 돌리며 다시금 그 시절을 떠올립니다. 지금의 개발 환경은 무한한 리소스라 는 '광대역 망..